“CCTV로 집안까지 촬영하는 중국”…코로나19로 무너진 사생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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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가격리 감독한다는 이유로 집 내부까지 비추는 카메라 설치”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통제하겠다는 이유로 집 밖은 물론 집 내부까지 촬영하는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28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자가격리 대상자 감시 목적으로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베이징(北京), 창저우(常州), 난징(南京) 등 중국 도시에서 이러한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자가격리 대상자 거주지 현관 앞에 카메라를 설치해 외출 여부를 감시하는 사례는 빈번하게 확인됐고, 일부 도시에서는 카메라가 집안을 비추며 사생활을 침해하는 사례도 있었다.

지난 2월 말 고향 안후이(安徽)에서 장쑤(江蘇)성 창저우시로 돌아와 자가격리 대상으로 분류된 공무원 윌리엄 저우(가명)는 경찰 등이 집으로 찾아와 거실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CNN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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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클립아트 코리아

집안에 카메라를 설치해야 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따졌지만, 경찰은 밖에 놔두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해명했다. 그날 밤 창저우시장과 질병예방통제센터 등에 항의하니 다음 날 지방정부 관리 2명이 찾아와 협조를 요청했다고 한다.

저우의 집을 방문한 관리들은 문이 움직일 때만 사진이 촬영된다며 영상을 녹화하거나 소리를 녹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양해를 구했지만 저우는 집에서 통화조차 마음 놓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노이로제에 걸렸다고 털어놨다.

저우는 자가격리 기간에 어차피 밖에 나갈 일이 없으니 문밖에 카메라를 설치한다면 받아들이겠지만 집 안에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은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저우와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 2명도 자가격리 대상자를 명목으로 집안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됐다고 했으며, 저우가 사는 지역을 담당하는 질병예방통제센터는 감시카메라 이용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난징시 동부 춘시지역 담당 사무소는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에 자가격리 대상자를 관리하기 위해 어떻게 감시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진을 올렸는데, 이 중 일부가 집안 내부를 촬영한 것이었다.

해당 지역사무소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질병예방통제센터는 감시카메라 설치가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각 지역사무소가 자가격리 대상자를 관리하는 방법을 스스로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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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클립아트 코리아

베이징에 사는 아일랜드인 이언 라히프 역시 중국 남부지방을 다녀온 뒤 자가격리를 했는데 2주간 현관 앞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한 채 사생활을 고스란히 노출해야만 했다고 털어놨다.

라히프는 카메라를 설치하러 온 담당자가 어떻게 자가격리 대상자를 감시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30개가 넘는 현관문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광저우(廣州)에 사는 스칸디나비아인 리나 알리(가명)는 외출할 때마다 문 앞에 설치된 감시카메라가 밝게 빛난다며 “마치 내 집에 갇힌 죄수가 된 기분이 든다”고 불평했다.

중국 전역에 코로나19 확산방지를 목적으로 얼마나 많은 감시카메라가 설치됐는지 알 수 없으나 지린(吉林)성 차오양(朝陽)구 정부는 2월 8일 카메라 500대를 설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인권 감시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마야 왕 중국 담당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에 맞서 각국 정부가 광범위한 조치를 할 수 있겠지만 “감시 기구로 사회를 뒤덮을 필요까지는 없다”고 지적했다.

왕 연구원은 중국 당국이 곳곳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며 신장(新疆)웨이우얼 자치구 등 특정 지역에만 적용됐던 감시기술이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중국 곳곳으로 침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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